`40계단 문화관' 문을 열다
피란민 애환 향수… 6층복합문화공간 구성
주변 테마거리 조성으로 관광벨트화
"6·25전쟁 그때를 아십니까."
검정고무신 양철물동이 알루미늄 도시락 등 1950∼60년대 서민들의 체취와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과 향수가 서린 `40계단'을 기념하는 `40계단 문화관'이 지난 12일 300여명의 주민과 이인준 중구청장, 문화인 등 각계 초청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문을 열었다.
중구 동광동5가 44번지에 3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001년 10월에 착공하여 1년반여만에 모습을 드러낸 40계단 문화관은 지상 6층, 연건평 202평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념관'과 `문화의 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5∼6층에 자리잡고 있는 `기념관'에는 1950년대 피란 교실을 재현해 놓은 각종 조형물과 검정고무신 양철물통 물지게 등은 물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선물했다는 수석, 한국전쟁 전후 사용하던 풀빵기계와 트렌지스터 라디오 등 생활용품과 당시 생활 모습을 재현한 모형 등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6·25 당시 약속이나 한 듯이 부산으로 몰려온 거물급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정리해 놓은 복합그래픽벽화 등도 눈길을 끈다.
또 유치환, 이중섭 등 부산 출신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작품사진과 중구와 부산의 역사를 다룬 다양한 영상자료, 보도자료들을 담은 마이크로 필름도 갖추고 있어 자료 검색이 가능하다.
한편 남포동 일대에 있었던 부산의 영화관 역사를 정리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산실 중구의 극장가' 코너에서는 부산극장에서 해방을 맞이했던 독일 에를레망 영사기의 육중한 모습도 볼 수 있다.
3∼4층의 `문화의 집'은 책과 DVD 등 다양한 문화정보자료와 50여석 규모의 영상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 비디오 부스가 마련되어 있고 각종 동호회 등 문화예술활동을 강화하는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게 되며 1∼2층은 동광동 동사무소로 사용되고 있다. 개관식에 참석한 40계단 문화사업회 문창무 회장은 "개관을 축하하며 문화관을 구민과 함께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가는데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며 40계단 문화관의 개관을 크게 환영했다.
한편 중구청은 올해 상반기 40계단 주변을 50∼60년대의 어려웠던 생활상을 표현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보도와 차도를 광장화하는 새로운 테마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며, 자갈치시장 PIFF광장 부산근대역사관 용두산공원 40계단테마거리로 이어지는 도보관광벨트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