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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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자락 - 흰 고무신
  • 488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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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오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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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고무신 한 켤레  닫힌 방문 앞에 가지런하다  나른한 봄 햇살 빗방울 튀듯  신발 가장자리에 하얗게 맺혔고  풍경소리 바람결에 날아다니다  고즈넉이 신발 속 스미는 적요  낮잠 주무시는 걸까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방 안  간간이 뻐꾹새 울음소리  곱게 바른 창호지 문 파르르 떨 뿐  흰 고무신 한 켤레  여전히 그대로 놓여 있다.  부산 생. 198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맹아학교', `물방울 노래', `노자의 마을', `푸른 눈' 등. 부산작가회의 회장,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역임. `최계락문학상', `이주홍문학상' 수상.  늦은 봄날 오후는 삼라만상이 적요하다. 하릴없는 시골집 어른의 방에도 낮잠 주무시는지 인기척이 없다. 간간히 뻐꾹새가 뻐꾹뻐꾹, 멀리 산 너머 절집의 풍경소리만 뎅그렁∼ 아련하게 들릴 뿐이다. 봄날 오후가 너무 적요해 영혼마저 가려울 때, 주인을 기다리는 흰 고무신만이 봄 햇살과 한창 실랑이 중이다. 봄은 그렇게 나른하고 게으르게, 바야흐로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최원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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