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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어느 전쟁 유가족의 소망
  • 320 호
  • 조회수 : 344
  • 작성자 : 나이스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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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6월이 오면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3대 대통령 선거를 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참관 대학생과 함께 투표통지표를 돌리러 다니면서 당시 80대 초반의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그 분은 우리에게 고생한다고 격려를 하셨다. 단칸방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와 몇 마디 대화중에 그 분의 남편은 만주에서 독립운동하시다가 생사를 모르게 되었고, 아들까지 6·25전쟁에 참전 후 잃게된 보훈대상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할머니는 불평 없이 국가가 있음에 감사하며 살고 계셨다.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찡 해 온다.  그런데 몇 년 전 또 보훈 가족인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그분은 전쟁 6개월 전에 결혼하였으나 신혼의 꿈이 깨기도 전에 남편을 군에 보내고 이어 발생한 한국전쟁으로 남편의 전사 통지를 받은 후 지금까지 홀로 살고 계신다. "젊었을 때는 몰랐으나 나이가 드니 애를 먹이는 자식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제일 허전할 때가 명절에 자식들이 찾아오는 이웃집 볼 때라고 하신다.  따라서 보훈대상자, 특히 할머니와 같이 자녀 없는 전쟁 미망인들이 몇 분 되지 않겠기에 이분들에게는 따뜻한 국민적 보살핌이 필요하다. 보훈연금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그 명예를 존중해 달라는 것이다. 절대적 빈곤을 이기고 국민소득 만불시대에 살면서 상대적 빈곤으로 이기주의 극치를 이루는 이 세대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일까? 독립을 위해 남편을 만주에서 잃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아들과 남편을 잃은 그분들에게는 고작 단칸 전세방이 고작인 우리의 현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의 아들 딸이 되어 주는 일이다. 그들이 소외당하고 있지 않다는 믿음이 생기도록 돌보아 드리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이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보훈의 달은 6월만이 아니라 연중 계속되어 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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