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 문예마당 - 중앙동 풍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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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4 호
- 조회수 : 121
- 작성자 : 홍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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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없는 커피향이 딱딱한 아스팔트를 쓰다듬을 때, 한낮의 쾌활한 웃음 귀퉁이에서 터지는 쉰 울음소리들은 누가 걷어갔을까
7부두에서 던진 돌맹이들이 후두둑 떨어지는 계절엔 또 다른 사내들이 어깨를 곁고 고개를 숙인다
그런 날이 있었다, 그런 날들이 가끔 찾아오곤 했다
부산항 북항을 면하고 있는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를 나는 사랑한다. 특히 가을 무렵이면 짙어지는 가로수 빛깔과 함께 언뜻 그늘져 보이는 사람들의 뒷모습까지도 왠지 정겹게 느껴진다. 바닷물도 덩달아 짙어가는 계절이면, 바다와 산복도로를 오랫동안 보살피고 지켰던 사람들이 환영처럼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어느 샌가 차가운 계절이 가을을 성큼성큼 밀 때면 먼 곳으로 떠났던 사내들이 하나둘씩 북항에 내려 이곳 원도심으로 걸어 들어오는 상상에 빠진다.

정 훈
시인, 문학평론가,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등단
평론집 『사랑의 미메시스』 『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실』
시집 『새들반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