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남매를 키우면서 교복값은 거의 들지 않았다.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땐 처음이라 맞춰서 입혔다. 고등학교 갈 때는 중학교 졸업식 때 만난 어머니가 고등학교에서 교복 물려 입기한다고 알려줘서 미리 갔더니 깨끗이 정리해 놓아서 마음대로 골랐다. 물론 난 여벌의 옷으로 두벌을 더 골랐다. 입학할 때 빛바랜 교복을 입은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와서 조금은 가슴이 아팠지만, 아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별 신경을 안 쓰는 듯해서 천만다행이었다. 깔끔하게 입은 아이들을 보면서 순간 후회도 했다. 다른 데 아껴 쓰고 새 옷으로 사줄 것을… 그러나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선배들의 기를 이어받아 더 열심히 공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복을 착용해야 할 때는 담임선생님께서 교복을 구해주셨다. 새 옷이나 다름없는 옷이었다. 얼마나 깨끗이 세탁을 해서 보냈는지 감사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상당히 공부 잘한 아이 옷입니다. 물론 좋은 학교로 진학했구요" 하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래선지 내 아이도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학교에 진학했다.
요즘 수십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교복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하다. 너무나 귀한 아들 딸이기에 좋은 것을 해주고픈 마음은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번 쯤은 누가 입던 옷이나 교복을 물려받아 입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수도 있다.
딸아이도 중 고등학교 교복을 물려받아 입었다. 다행히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라 본인도 원했다.
여자아이라 조금은 마음이 쓰였지만 딸아이는 내색하지 않았고, 또 열심히 공부해서 현재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3년 동안 입다보면 작아져서 중간에 다시 맞춰 입은 옷들은 새 옷이나 다름없다. 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입학축하금이 비싼 교복값으로 나가지 않았으니 통장하나 만들어서 대학등록금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자녀들에게 너무 새 것, 비싼 것, 좋은 것만 입히는 것은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낭비를 조장하는 행위나 다름없음을 기성세대들은 깨닫자. 박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