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던 곳
홍실은 고전음악 다방으로 전원시절을 앞서서 개업했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임유혁씨가 빚을 내어 남포동 구둣방 골목 안에 마련한 것으로 항상 감상객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특히 연인들의 출입이 잦았는데 자리가 부족하면 두 커플이 한 테이블을 사용하여야 했다. 커피 값이 300환이던 시절 하루 매상이 20∼30만환이었다고 하니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기록이다.당시 고려신용금고에 근무하던 정성철씨, 홍실 단골 팬이던 최민식씨와 수녀들도 즐겨 찾았다. 정성철씨는 주인과 두세 살 터울로 항상 형같이 음악실에 출입하는 동호인들을 보살폈다. 젊은 동양화가 이영수씨와 서양화가 박광호, 최울가씨도 즐겨 찾았다.
서울대 원자물리학과 출신 김이백씨가 DJ를 맡고 있을 때 서울친구 석구영씨가 항상 곁에 있어 주었다. 후에 해양대 2학년 손행웅이 방과 후 DJ를 맡았는데 이를 인연으로 해양대학생과 수산대학생들 팬이 음악실을 가득 채웠다. 음악을 선곡하는 DJ가 교복을 입고 앉아 있으니 당시 교복을 착용하던 이들 대학생들도 허물없이 교복 차림으로 출입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