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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수필 시리즈 - 동광동의 여인들 3
  • 333 호
  • 조회수 : 387
  • 작성자 : 나이스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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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동의 여인들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2002년 11월 29일 부산호텔 연회실에서 부산문화방송 사우회 정기총회 및 《사우회 10년 회지》발간 기념파티가 있던 밤, 나는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병주 선생은 《지리산》이란 소설에서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듯이 신화가 되고 야사가 되고 비화가 될 내용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잊혀지기 쉬운데 부산MBC의 비화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으니 참 장한 일입니다."  이렇게 소리 높여 축하하고 손뼉 친 뒤 나는 선배 사장과 전직 사우 몇 분과 부산호텔 옆 〈고미〉라는 불고기 집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선배사장 한 분께서 "야, 그 때 다방 가(그 사람) 어디 있노?" 하고 식당주인 K씨에게 물었다.  "가들(그 사람들) 아직도 동광동에 다(모두) 있어예." 했다.  "그래, 가들 얼굴 한 번 보자" 했더니 순식간에 모두 들여 "아! 오빠, 오랜만이네요. 나는 소식 다 듣고 있었다."  "TV에 얼굴 잘 나오데……" 하면서 애교를 떨었다.  비록 나이는 사오십대로 접어들고 얼굴에 주름살은 늘어났지만 그래도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공무원들이 떠나가고 언론인들이 떠나가고 은행원들이 떠나가면서 한물 간 줄 알았던 동광동의 경기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들 했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자기가 종업원으로 일하던 다방을 인수한 여인도 있고, 노래방 사장도 있고, 식당 주인도 있었다.  "옛날에는 오빠들이 우리 먹여 살렸지만 나도 이제는 사장이라예"하며 제법 큰 소리 치기도 했다. 그래, 장하다, 장해! 서러움 받아가며 이 악물고 열심히 노력한 보람 있어 그 많던 관청과 언론사들, 그 많던 직장인들은 동광동을 떠나갔지만 당신네들이 동광동을 지키고 있구나! 우리 오늘 저녁 술 한 잔 하며 노래나 부르자 하고 우리 일행은 4차까지 가는 강행군으로 동광동의 밤을 보냈다.  동광동의 여인들,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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