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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야기, 웃음이 만들어내는 인생 그림 ( 595호 )
교육도시 중구, 공유배움터를 가다 - 영주동 마을지기사무소
"미술관에는 처음 가 봤데이"
일주일의 기다림, 배려, 성장
중구 공유배움터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100세 인생 그림교실'에서 어떤 재미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다녀왔다. 그림교실이니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질 텐데 들리는 소문으론 이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의 유대가 아주 끈끈하다고 했다. 수강생들과 조선임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주동 마을지기사무소에서 진행하는 100세 인생 그림교실은 탑화실 대표 조선임 작가가 영주동 도시재생센터에서 문화예술에 소외된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문화예술과 무관한 삶을 살았던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나 희망을 표현해 보고, 작품전시, 미술관 관람까지 했다. 수강생 중 어르신 한 분은 "내 생전 처음 미술관에 가 봤데이. 그리고 내 작품을 전시해서 무지 기뻤더랬다"고 자랑했다. 그동안 벡스코와 신세계백화점 초대전과 더불어 작품 판매도 같이 이뤄졌는데 완판 되어 정말 기쁘고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2022년부터 지역민과 함께 수업을 지속해 오면서 이제는 30대∼80대의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서로 정담을 나누며 그림을 그렸다. 올해는 미술대학에서 하는 `컨투어 드로잉'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드로잉은 대상의 윤곽선을 관찰해 라인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대상을 관찰하는 기존 습관을 바꾸고 손과 눈의 협응을 키워 결과보다는 그리는 과정을 중시한다.
단순 수업 진행만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외부 활동까지 연계되는 수업이다. 그래서 수강생 중에 한 명이 이번에 경상대학교 1년 장학금을 받으며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우게 됐다. 이복순(80) 어르신은 "수업에 1년 정도 참여하고 있는데, 수업을 기다리는 일주일이 마냥 행복하고, 서로서로 배려해 수업이 너무 즐겁다"고 전했다. 수업에 참여했던 마을지기사무소 앞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재숙 씨는 과일을 팔면서 틈틈이 과일상자에 그림을 그렸는데 작품이 수준급이다.
이처럼 동기 부여와 따뜻함, 성장이 함께하는 수업. 100세, 이제는 120, 140세로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길어지는 수명에 대한 우려를 행복한 기대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건 세대 간 배려와 소통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이런 따뜻함을 품고 있는 100세 인생 그림책 수업이 계속됐으면 한다. 정은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