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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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음악에 목마른 마니아들 몰려와 주경업의 중구이야기 45 - 광포동7080 (3 )클래식·오아시스·백조음악실 클래식-클래식음반, 피아노도 갖춰 오아시스-적산가옥, 클래식LP판 다량 백조-DJ 전속 플레이어 상주 광복동 입구 농협 건너편의 클래식음악실은 30대 후반의 김순규가 6·25 때 피란 오면서 가지고 온 클래식 음반으로 문을 열었다. 이 음반들은 미군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거의 원반 수준에 가까운 것들이었고, 한켠에는 당시로는 구하기 힘든 피아노도 놓여 있었다. 그 시절 음악실에 출입하려면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해야 했었는데, 무상으로 출입하려는 억지 마니아들로 입구에서는 실랑이가 많았다. 주인은 음반만 모을 줄 알았지 음악에 대한 깊이는 없었던지 음반에 쓰인 원어를 해석할 수준이 못되었다. 그러나 당시 젊은 지식인 임무웅·김세균 등이 출입하면서 당시로는 수입이 용이하지 않은 라마노프 작곡 모스코바필이 연주한 피아노협주곡 제2번 음반도 있는 것을 발견하는 등 수준 높은 음반이 꽤나 많았다. 오태균·KBS아나운서, 작곡가들도 모여들었다. 1968·69년에는 정전도 잦아서 음악실이 촛불무드가 될라치면, 손님들은 즉흥 피아노 촛불음악회를 감상하던 낭만의 시대였다. 외항선을 탔던 유선장이라는 이가 경영했던 부평동(지금의 족발골목) 오아시스에는 외국에서 들여온 클래식 LP음반이 많았다. 주로 복사판이었지만 부산에서는 가장 많은 종류의 음반이 있었던 터라 단골 음악팬들이 많았다. 특히 베토벤·모차르트·슈베르트 등 서양 고전음악에 목말라하던 젊은이들과 음악전공인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바리톤 김부환, 지휘자 오태균, 바이올리니스트 김진문 등 부산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이들의 집합장소였으니 클래식 동호인들은 거의 오아시스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887년 서양의 축음기와 음반이 들어오고, 1927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국 경성방송국(지금의 KBS)이 개국하면서 서양음악은 급속도로 파급된다. 1935년 축음기 보유대수가 무려 35만대 이상이었다 하니 새로운 사상에 눈을 뜬 이들은 으레 클래식음악 듣는 것을 문화인의 척도쯤으로 알던 시절이었다. 오아시스는 음향시설도 제법 갖추었고 DJ격인 전속 플레이어가 상주하여 음반도 다루고 때로는 간단한 해설도 곁들였다. 오아시스 곁 이발관 견습생으로 시작하여 일류이발사가 된 고아 황땡초(황도학을 그렇게 불렀다)는 멜빵 넓은 청바지를 입고 영국제 드릴파이프를 물고 세븐나인 담배를 태우며 오아시스에서 DJ폼을 재면 마니아들은 박장대소하였다. 한편, 농협 뒷골목 지하에 있는 백조음악실은 어두침침하고 곰팡이 냄새가 베어났으나 음악만은 항상 신선하여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특히 클래식 음악실이 불타고 오아시스도 적산가옥을 헐고 현대식 빌딩을 지어 2층에 음악실을 마련하지만 1년 만에 보통다방으로 세놓고 말아, 고전음악을 즐기는 동호인들은 백조로 모여들었다. 이 시절 머리 긴 아가씨 김양과 김수빈이 뮤직박스를 번갈아 맡아 보았는데, 김양이 이 집 분위기에 어울리는 클래식을 들려주면, 교대하는 김수빈이 턴테이블을 맡는 순간 음악은 현대음악과 바이올린협주곡 등으로 바뀌었다. 분위기를 즐기던 마니아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던 재미있던 시절이었다. 문의 ▶부산민학회 255-5424
- 마음의 자락 - 간이역에서 류명선 빗나간 아픔을 아픔이라 여기지 마라 결국 마음에 차지하는 것은 아무 것도 머무르지 않고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부산생. 1983년 무크지 `문학의 시대' 등단. 시집 `고무신', `환희를 피우며', `마침표를 찍으며' 등 다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회장 역임, 현재 부산시중구문인협회장. 기차가 정차하지 않거나 잠시 머무르다 홀연히 떠나는 정거장이 간이역이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간이역이라는 존재는 잊히거나 잠시 스쳐 지나는 기억의 공간일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아픈 기억 또한 간이역을 스치고 지나가는 기차와 같은 것이다. 특히 `빗나간 아픔'은 종국에는 `아무 것도 머무르지 않고/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빗나간 아픔'은 반성과 교훈으로만 기억할 일이지, 묶어두고 내내 곱씹고 반추할 일은 아닐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픔과 고통은 참고 견디다 보면 결국 지나가고야 만다. 최원준 시인
- 이달의 추천도서 내가 내일 죽는다면 삶을 정돈하는 가장 따뜻한 방법, 데스클리닝 에세이. 우리는 죽음을 의식하지 않은 채 영원히 살 것처럼 집 안 곳곳을 수많은 물건으로 채우며 현재를 보내지요.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시공사/12,500원 내가 보이니 읽기 시작하는 순간 숨 쉬는 것조차 잊게 될 것이다! 범죄 심리학, 설화를 미스터리에 녹여낸 독보적인 작품. 과학적인 프로파일링과 비현실적 도깨비감투 설화. 배영익 지음/자음과모음/13,000원 자료제공:남포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