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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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 중앙동 풍 가을 ( 564호 )
철따라 가버린 줄만 알았던 사내들이 울고 있다 신호는 북항에서부터 시작했다 그 샛파란 눈의 고동소리가 남자의 울음을 자극했던 것
염치 없는 커피향이 딱딱한 아스팔트를 쓰다듬을 때, 한낮의 쾌활한 웃음 귀퉁이에서 터지는 쉰 울음소리들은 누가 걷어갔을까
7부두에서 던진 돌맹이들이 후두둑 떨어지는 계절엔 또 다른 사내들이 어깨를 곁고 고개를 숙인다
그런 날이 있었다, 그런 날들이 가끔 찾아오곤 했다
부산항 북항을 면하고 있는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를 나는 사랑한다. 특히 가을 무렵이면 짙어지는 가로수 빛깔과 함께 언뜻 그늘져 보이는 사람들의 뒷모습까지도 왠지 정겹게 느껴진다. 바닷물도 덩달아 짙어가는 계절이면, 바다와 산복도로를 오랫동안 보살피고 지켰던 사람들이 환영처럼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어느 샌가 차가운 계절이 가을을 성큼성큼 밀 때면 먼 곳으로 떠났던 사내들이 하나둘씩 북항에 내려 이곳 원도심으로 걸어 들어오는 상상에 빠진다.

정 훈
시인, 문학평론가,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등단
평론집 『사랑의 미메시스』 『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실』
시집 『새들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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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기자의 뜨락 - 베짱이라 불리는 여인 ( 564호 )
`베짱이'는 남편이 내게 붙여준 별명이다.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에서 일은 하지 않고 노래 부르며 시간을 보내는 그 `베짱이'다.
나는 노래를 참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 노래란 것은 합창이다. 여고시절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시작한 합창 활동을 지금도 열심히 신나게 이어오고 있다. 2010년부터 참여한 중구 구립 참솔합창단 활동은 하다 보니 단장까지 거치면서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가톨릭 앙상불 중창단 `쌍뚜스' 활동도 시작했다.
내게 합창은 모든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복이고 영혼의 안식처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멋진 하모니는 모든 갈증을 사라지게 하는 청량한 생명수다. 듣는 이들과의 교감은 가히 환희요, 삶에 촉촉이 내리는 단비다.
합창은 내게 삶의 지혜를 준다. 삶은 나 혼자 이룰 수 없다. 태어나서 돌아갈 때까지 가족, 친지, 동료, 이웃 등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함께 부대끼며 이뤄내는 작품이다. 합창은 내게 그들 모두가 내 삶의 단원들이라 가르치며, 그들과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도록 참고 노력하고 연습하는 것이 진정 의미 있는 행복한 삶이라고 귀띔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화음은 고사하고 갈등과 불협화음의 연속이다. 마음을 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끊느니 마느니 분노하기도, 좌충우돌하기도 한다. 내 삶만 그런가 했더니 그게 아니다. 요즘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열에 아홉은 갈등과 불협화음이다. 사는 지역에서, 나라 안에서, 국가 간에도 그렇다. 온 세상이 그렇다.
온 세상이 합창 판이 되면 나아질까? 모두가 노래하는 `베짱이'가 되면 좋아질까? 오늘도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합창연습을 끝내고 단원들과 함께 한 잔의 커피와 합창예찬론 수다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화에서 `베짱이'는 따뜻한 날 내내 노래만 하다가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 열심히 일해 음식을 모아둔 개미를 찾아가 구걸하지만 핀잔만 듣고 내쫓겨 굶어 죽는다. 그러나 `베짱이'인 나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 집 남편 개미는 내 열렬한 합창 팬이기 때문이다.

이공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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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지역 미래세대의 생각과 행동양식 ( 564호 )
중구를 중심으로 한 일대를 부산원도심이라고 부른다. 90년대에 남포·광복동 거리는 부산 최대 번화가였다. 현대의 개인 감성은 지역을 개발하는 행정력과 정치가에게는 간과해서는 안 될 예민한 요소다. 지역 사회시스템과 함께 지역 거주민이 주거환경을 고려하면서 사회적 문화적 트렌드에 따라 요구하는 생활양식을 우리는 지역 특성에 맞게 준비하고 제공해야 한다.
모든 구민과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가 정책과 주민사업을 제안·개발하지 않아도 되지만 실천·활동 주체가 있어야 한다.
중구에는 거주 청년들이 지역정책을 연구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로 직접 그 활동에 참여하는 `청년(정책)네트워크'라는 위원회 조직이 있다. 우리 구는 무엇을 연구개발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 자신이 살아가는 곳 주변에 할 일들이 산재해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청년네트워크에 지원하고 참여한다. 그들이 가진 생각과 행동양식은 다양하고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 기대,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는 높다. 서점가에는 지역성과 창조성으로 일반 자영업자, 소상공인과 차별화되는 로컬크리에이터, 지역 창의인재, 인구소멸과 지역 사회라는 키워드가 늘어가고 있다. 미래세대는 과거와 현재-사회적 문화적 자산 개발 주체가 돼야 하고, 차별화된 활동을 해야 다른 미래를 꿈꾸고 기대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부산 중구민 전체 인구는 약 4만명이고 20∼40세 청년인구는 약 1만명이다. 잠재력 있는 로컬크리에이터로서의 지역 인재를 영입·양성하고 지역 사회와 골목 산업·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면밀하게 검토해서 계획하고 실행해야 다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도시재생업자, 소셜 벤처 등 도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창업자들이 주목 받는다고 한다. 지역 사회 미래 계획을 위한 토대와 정책을 고민하고 `설득력 있게 제안'할 때 우리 동네는 주민의 삶이 되고 머물고 싶은 동네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부산연구원 한혜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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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나눔, 성장으로 함께 살아가요 ( 564호 )
명예기자가 간다 - 제3회 중구 평생학습주간
어르신들 `시화전' 눈길
`나도 주민강사다' 도전제3회 중구 평생학습주간 행사가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구청과 평생학습관 일원에서 선보였다. 학습주간 첫날인 8월 28일 김경일 교수를 초청해 `적정한 삶:균형 잡힌 삶이 역량이 되는 시대'를 주제로 제37회 부산 중구 아카데미가 열렸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와 통찰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밖에 성인문해 골든벨, 평생학습체험·특강, 나도 주민강사다, 평생교육관계자 워크숍, 평생학습동아리 버스킹공연과 현장체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평생학습관에는 중구의 명소인 남포동 건어물시장, 용두산공원, 중구평생학습관, 자갈치시장, 40계단, 민주공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학습자들의 멋진 어반 스케치 작품들이 전시됐다.
특히 중구노인복지관 성인문해 시화전이 눈길을 끌었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어르신들의 삶이 잘 녹아있는 시(詩)들이었다. 한편 중구노인복지관 하금자 어르신이 8월 30일 `안경 같은 복지관'이라는 작품으로 전국 성인문해 시화전에서 글봄상(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차지했다.
평생교육의 다양한 정보와 학습자 학습요구에 알맞은 맞춤형 지역자원과의 연계, 평생학습 참여과정에서 어려움들을 상담해주는 평생학습 상담센터도 운영됐다.
`나도 주민강사다'라는 제목으로 평범한 구민도 전문강사가 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인문학, 문화예술, 문해교육 등을 주제로 강의·강사 경력이 없거나 1년 미만인 중구민들이 참여해 강의 실력을 뽐냈다. 이날 최우수·우수강사로 선발된 2명은 내년에 평생학습관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평생학습주간 마지막 날인 9월 2일 오후 평생학습 동아리 버스킹 공연과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오락가락하는 빗속에서도 주민과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용두산공원 놀러가는 길에 발길을 옮겨 구경 왔다는 최명임(65) 씨는 "평생학습관에 처음 들어와 봤는데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지는 줄 몰랐다. 앞으로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매실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