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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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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자율 학습 폐지에 대한 논쟁 ( 499호 )
야간 자율 학습(이하 야자)이란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정규 수업 외의 자율학습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의 필요를 느끼고 학습문제를 발견하며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는 학습이다. 과거에는 대다수의 인문계 고등학생들에게 야자는 필수항목이다. 하지만 2011년 이후 교육청에서 반강제 야자·보충수업을 금지 시킨 후, 현재까지 학생들이 직접 야자 신청 선택을 하면서 의무가 아닌 자율의 의지가 좀 더 강조됐다. 현재 야자를 실시하는 학교에서는 고1, 2학년은 10시까지, 필요에 의해서 고3은 11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2016년 6월 2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부터 고등학교 야간 자율 학습을 전면 폐지하고 대학과 연계한 `예비 대학 교육 과정'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국의 고등학생들과 예비 고등학생, 학부모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람들의 야자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나눴다.
야자 폐지 찬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야자는 자율성보다 강제성을 띄므로 학생 본인의 의지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다. 성적위주였던 사회에서 벗어나 꿈을 실현하는 사회로 성장할 수 있다. 사람 개개인마다의 공부법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터득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반대 측에선 "야자가 맞는 학생들도 있기에 폐지한다면 오히려 역으로 강제성을 띈다. 자기주도 학습 보다는 사교육이 더 늘어날 것이다. 야자는 배운것을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현재 부산은 142개 고등학교 중 101개 고등학교가 야자를 하고 있다. 야자의 자율성이 커진 만큼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유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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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보낸 편지 ( 499호 )
사회복지 업무팀 "감사합니다"
중구 보수동에서 30년째 통장직과 자율방제단 회원, 도시재생사업의 행복마을협의체 회장으로 지금까지 지역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보수동은 중구 안에서도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한 곳입니다. 고지대와 저지대와의 생활수준 차이가 커 고지대에는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보수동에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죽음이 발생했습니다.
보수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업무팀에 의해 사망 뒤 발견 되었습니다. 사망자는 정신질환이 있고 혼자 살고 있는 기초수급자로 부모, 형제들과 소식을 끊은 채 살아왔다고 여동생이 말했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정신적인 문제로 집 주변 이웃들과 소통이 거의 불가능했고 외부출입은 물론 집 방문조차 쉽지 않아 우리 동에서 나눠주는 소식지나 안내문, 쓰레기봉투, 쌀 등을 전달하려면 여러 번 다시 방문해서 주곤 했습니다. 심지어 집에 있으면서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문 앞에서 두드려도 보고, 사정도 해 보았지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했음에 미안함이 앞섭니다.
외로운 죽음은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업무 공무원들과 지역에서 사회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이러한 죽음을 막기 위해 넘쳐나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몸과 마음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이나 방송, 신문에서 내보내는 기사들은 그들을 향한 비판과 문책, 관련자들에게 던지는 질타의 발언들은 사회복지 업무팀의 사기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의 시행에 착오와 미흡함은 있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힘든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음을 저는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끝으로 우리 동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사망자의 안타까운 삶의 마지막을, 가족들 품에서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신 사회복지 업무팀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보수동 성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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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읽고 ( 499호 )
정상적인 것은
내 기준에서 정상적인 것
타인의 기준에서는
비정상적인 것일 수도
`채식주의자'를 읽기 전에 책표지에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이라고 되어 있어서 우선 권위 있는 수상기관에서 인정받았으니 훌륭한 작품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목 `채식주의자'만 볼 때는 요즘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의 건강식이 중시되는 대세인지라 편안하고 가벼운 느낌이었는데 막상 책을 손에 들고 놓을 때까지 시종일관 놀라운 흡인력으로 빠져들게 한 작품이다.
`채식주의자'는 연작소설로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등의 작품이 하나로 묶여 있다. 영혜라는 한 여자를 둘러싼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달리해서 `채식주의자'는 영혜의 남편,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 `나무불꽃'은 영혜 언니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족관계 속에서 인물들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사건의 연계성이 절묘하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뿐 아니라, 주인공 영혜가 변해가는 모습 속에서 주변 인물들의 상대적인 심리적 변화를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채식주의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여자로 보이는 그녀와 결혼한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예쁘다거나, 총명하다거나, 눈에 띄게 요염하다거나, 부유한 집안의 따님이라거나 하는 여자들은 애초부터 나에게 불편한 존재일 뿐이었다" 얼마나 평범하고 무난한 영혜 남편의 성격이 그대로 와 닿는 표현인가…
`채식주의자'에서 영혜의 꿈은 영혜가 채식주의자에서 시작하여 부부생활에 대한 거부, 불면, 자해행위, 결국은 본인이 식물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믿는 정신착란까지 이르게 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지만 정말로 꿈 하나로 사람을 극단적인 파국으로 내몰 수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구심이 든다.
`몽고반점'에서는 예술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단 하나 몽고반점 하나로 절대로 금기시되는 형부와 처제 간의 육체적인 관계는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비도덕적이고 비인륜적이며 가히 충격적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오롯이 이해되는 인물은 `나무불꽃'에서 동생 영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지켜주는 영혜의 언니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등장인물이 왜 그런 비정상적인 행동까지 하게 되었을까. 한편은 이해가 되기도 하고, 또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이런 혼란스러운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은 작가의 섬세하고도 감수성 짙은 강렬한 필력 때문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정상적인 것은 내 기준에서 정상적인 것이지 타인의 기준에서는 비정상적인 것일 수도 있고 결국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닐까 하는 묘한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염오감"과 "기시감"이라는 단어를 알아가는 과정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또 하나의 보너스를 받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