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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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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랍시다! ( 417호 ) 사랑스런 손자를 보면서 대필했어요. 나 같은 신생아들을 많이 기다리는 대한민국 부산의 중구에서 태어난 허재혁이에요. 할머니는 허리가 불편하시다면서 나를 안지 않고 우유를 먹게 해 주셨어요. 난 지금 코가 좀 막혀 약간 불편하기도 하고요. 우리 형 재원이가 조금 있으면 올 것 같아요. 세상에 태어나 보니 생활이 참 복잡한 것 같아요. 우리 형은 분유를 끊은 지 제법 오래됐지만 내게만 오면 내 분유를 뺏어 먹지를 않나, 또 내 귀에 대고 큰 소리를 내어 내가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해요. 때로는 내 이마와 볼에 뽀뽀해 주면서, "사랑해. 사랑해" 안아주기도 하죠. 하지만 난 하나도 반갑지가 않아요. 난 내가 다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해 위협을 느끼니까요. 지금까지 바깥나들이라고는 병원이 제일 많았어요. 감기라는 게 뭔지 정말 무서웠어요. 입원도 한 번 했고요. 그것도 형과 같이 했답니다. 수액 주사바늘이랑 약이랑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얼마나 괴로웠는지 몰라요. 다시 입원하고 싶지 않아요. 할머니와 TV를 보면 사건은 또 왜 그렇게 많이 나는지 전쟁, 화재, 비행기사고, 기차사고 등 물론 내 자신도 내 손톱으로 내 얼굴을 상처 내는 사고도 저지르지만요. 하지만 형과 같이 보는 뽀로로 만화는 정말 재미있어요. 여러 가지 더 생각하면 머리가 더 무거워질 것 같아. 그만 생각하고 우리 아빠, 엄마만 생각하고 빨리빨리 자랄 거예요! 어제는 내 기저귀와 분유가 잔뜩 배달되었으니까요. "나와 같은 또래에 태어난 예쁘고 사랑스런 내 친구들도 함께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랍시다. 우리는 이 나라의 보배니까요. 파이팅!" 대청동 김예순
- 부모가 TV 끄고, 책 읽기 솔선수범해야 ( 417호 ) 며칠 전 우연한 기회에 부산시립 중앙 도서관에 갔다가 참 보기 좋은 광경을 목격했다.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엄마가 초등학생 2, 3학년 정도의 딸 아이 둘을 데리고 와서 책을 빌린 뒤 밖으로 나가 로비에 앉아 읽어주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두 딸은 참 좋은 엄마를 두었구나'라고 생각했다. 3명의 모녀를 보면서 며칠 전 우리 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엄마, 이순신 장군은 왜 갑옷을 벗으셨어요?" "어?…그것은…" 소파에 앉아 충무공 전기를 읽던 초등학생 우리 아이가 제법 어른스럽게 던진 질문에 준비가 없던 나는 갑자기 당황스러워졌다. 이럴 때 위기탈출 비법 "그거 말이지, 잠깐만, 엄마가 아빠와 급하게 통화 할 일이 있어서…." `장군님께서는 왜 그때 갑옷을 벗어가지고, 이 못난 후손을 이리도 곤경에 빠뜨리시나?' 호호호… 어찌되었든 이 못난 엄마는 부랴부랴 아이 모르게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열어 이것저것 뒤져본 후에야 아이에게 가까스로 설명을 하고 위기를 모면했다. 하하, 그래도 기쁘고 기특했다. 내 아이가 책을 즐기고 있으니. 책은 좋은 양식임에 틀림없다. 책 읽는 시기도 따로 있을 수 없는 법. 봄에는 아지랑이를 배경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켠 후 책 한 권, 한여름엔 땡볕을 피해 시원한 그늘에서 한 권 뚝딱, 역시 가을엔 두말없이 언제든 또 한 권이고, 겨울엔 따뜻한 아랫목에 배 쭉 깔고 누워서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책을 점점 멀리하고 그나마 읽는 것은 만화책이나 판타지 책이 전부이다 보니 아이들은 점점 무엇을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고 반항하고 단순해진다. 누구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오늘 당장 부모들이 TV를 딱 끄고 인터넷 닫고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펴보자. 1주일에 한 번씩 책 같이 읽어주는 엄마, 아빠의 노력이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고, 넉넉한 사고를 길러주지 않을까. 신창동 이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