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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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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재촉하는 가랑비인가? - 유 현 숙 ( 366호 ) 시가 있는 마을 봄을 재촉하는 가랑비인가? 겨울 끝자락의 아쉬움의 눈물인가? 바람도 자는 능선넘어 가지마다 목마름 걸러주듯 흥건히 묻어나는 빗방울 물안개 휘어감고 숨바꼭질하는 능선따라 닫혔던 가슴 문고리 풀고 하늘로 간다 훤칠한 고목 벗은 채 비를 마시며 오래전 끝난 물오름 위해 몸부림친다. 아직 코끝 스치는 칼바람 차가운데 겨우내 털어낸 자리… 언땅 두드리며 깊은 잠 깨어나 기지개 켜는 땅속마을 부산한 소리 까지밥 검게 타들어 가도록 기다려온 나날 가지 끝에 내려 앉은 세월 수줍음에 살며시 미소 한 방울에 비껴놓인 두레박줄 걷어올리며 숨죽인 물질 시작되면 내 가슴에 어느새 봄의 따스함이 다가선다.
- 그리운 내 어머니! ( 366호 ) `하늘로 보내는 편지' 우체통에 접수된 사연 해마다 섣달이 되면 유난히도 30년 전에 돌아가신 당신이 목이 메이도록 그리워집니다. 어머니! 갑자기 아버지가 안 좋은 일로 돌아가시고, 우리 삼남매 홀로 키우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그 때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당신께서 보내신 힘든 세월을 조금은 알겠습니다. 신장염이란 병으로 몸져누우셔서 먹고 싶은 것도 못 잡수시고 아파하시던 모습. 특히 외동딸인 제가 무던히도 속 썩이고 돌아가시는 것조차도 보지 못한 죄 많은 이 딸이 오십이 넘어서야 당신께 용서를 비는 마음에 이글을 씁니다. 한복을 입으시면 유난히 그 자태가 곱다고 주위에서 몹시들 부러워했던 아름다우셨던 40대의 어머니 모습이 우리 삼남매에게 남아 있습니다. 어머닌 늙지도 않으시고 고운 그 모습으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만나 행복하십니까? 어머니 제사를 지내고 오다보니 우리 동네에 하늘나라로 보내는 우체통이 생겨서 당신에게 한 불효를 조금이나마 용서를 구하고저… 아니 용서해 주세요.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목이 터져라 불러보고 싶은 우리 어머니. 정말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립습니다. 저희 삼남매 가슴에 고운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함께 하여 주세요. 한번도 당신께 해보지 못한 말 "엄마 사랑합니다.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그곳에서 아버지와 영원히 행복하세요. 동광동 ○○○ 우표 없는 편지를 어디론가 보내고 싶은 여러분들의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들을 기다립니다.
- 자녀들의 교복 대물림 ( 366호 ) 두 남매를 키우면서 교복값은 거의 들지 않았다.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땐 처음이라 맞춰서 입혔다. 고등학교 갈 때는 중학교 졸업식 때 만난 어머니가 고등학교에서 교복 물려 입기한다고 알려줘서 미리 갔더니 깨끗이 정리해 놓아서 마음대로 골랐다. 물론 난 여벌의 옷으로 두벌을 더 골랐다. 입학할 때 빛바랜 교복을 입은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와서 조금은 가슴이 아팠지만, 아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별 신경을 안 쓰는 듯해서 천만다행이었다. 깔끔하게 입은 아이들을 보면서 순간 후회도 했다. 다른 데 아껴 쓰고 새 옷으로 사줄 것을… 그러나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선배들의 기를 이어받아 더 열심히 공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복을 착용해야 할 때는 담임선생님께서 교복을 구해주셨다. 새 옷이나 다름없는 옷이었다. 얼마나 깨끗이 세탁을 해서 보냈는지 감사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상당히 공부 잘한 아이 옷입니다. 물론 좋은 학교로 진학했구요" 하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래선지 내 아이도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학교에 진학했다. 요즘 수십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교복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하다. 너무나 귀한 아들 딸이기에 좋은 것을 해주고픈 마음은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번 쯤은 누가 입던 옷이나 교복을 물려받아 입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수도 있다. 딸아이도 중 고등학교 교복을 물려받아 입었다. 다행히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라 본인도 원했다. 여자아이라 조금은 마음이 쓰였지만 딸아이는 내색하지 않았고, 또 열심히 공부해서 현재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3년 동안 입다보면 작아져서 중간에 다시 맞춰 입은 옷들은 새 옷이나 다름없다. 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입학축하금이 비싼 교복값으로 나가지 않았으니 통장하나 만들어서 대학등록금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자녀들에게 너무 새 것, 비싼 것, 좋은 것만 입히는 것은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낭비를 조장하는 행위나 다름없음을 기성세대들은 깨닫자. 박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