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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학당으로 책방골목 르네상스 열 터
  • 560 호
  • 조회수 : 561
  • 작성자 : 홍보교육과

주경업의 중구이야기 111 - 보수동 책방골목(중) 복합문화공간 아테네학당

김후철 작가의 정크아트 작품
프레스코로 그린 아테네학당
 
 보수동 책방골목 63, 1층에는 우리글방과 국제서적, 충남서점이 성업 중이고, 김대권 대표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킨 `아테네학당'에 가려면 큰길 대청로에서 다섯 권의 책표지 중 베이지색 책이 꽂혀있게 디자인된 1층 출입문으로 진입하여 엘리베이터로 4층까지 오른다. 1층 로비엔 높이 2.3m의 아폴론상이 근육질 맨몸으로 왼손에 하프를 들고 서 있고, 2·3·4층은 베이커리 카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2층은 차를 주문하고 준비하는 공간이며 3층까지 나무계단으로 오를 수 있다. 계단은 당초문양으로 디자인된 철제난간에 둘러쳐져 있다. 고전미까지 풍긴다. 2층과 3층 천정 한가운데를 뻥 뚫어 2층에서 쳐다보면 4층 천정에 그려진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큰 그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그림을 제대로 즐기려면 3층 동편 난간에서 쳐다보아야 한다. 3층은 바닥과 천정, 벽이 온통 우윳빛으로 도색되었고, 카페에 배열된 탁자와 의자들이 제법 고전미를 풍겨 아늑하고 부드러운 휴식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피아노까지 갖추어진 실내엔 실내악 정도의 연주회도 즉석에서 열 수 있다. 카페 전 공간에 재즈 피아노의 흥겹고 맛깔스러운 선율이 흐른다.
 `아테네학당'이 그려진 4층도 바닥은 우윳빛이지만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천정 부분(대들보 등)과 벽은 콘크리트 바탕을 그대로 살려 디자인하였으며 탁자와 의자는 철제 검정색이다. 한쪽에 메두사 머리방패를 옷에 매단 아테네 여신 전신상이 긴 창을 들고 서 있고 북쪽 벽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그리고 인류 최초의 여인 수학자 히파티아의 은회색 흉상이 놓여 있다. 이 작품들은 울산의 김후철 정크아트(폐품활용예술) 조각가가 폐자동차 부품과 가스통 등을 활용해 만든 것이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라파엘로(1483∼1520)는 37세 젊은 나이에 갑자기 요절하지만 불후의 명작 `아테네학당'을 남긴다. 아테네학당은 에피쿠르스, 피타고라스, 안티스테네스 등 고대 그리스의 학자가 학당에 모인 것을 상징하여 그린 그림으로,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부름을 받은 라파엘로가 로마에 와서 바티칸 사도궁전 내부의 방들 가운데 교황의 개인서재인 `서명의 방'에 그린 그림이다. 서명의 방 네면 벽에는 각각 철학, 신학, 법, 예술을 주제로 벽화가 그려졌는데 그 중 아테네학당은 철학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대형 벽면 모두에 54명의 철학자들이 모여서 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성 베드로 대성당 내부를 모티브로 1점 투시도법으로 묘사해 그린 것이다. 벽의 기둥 양쪽에 있는 두 석상 왼쪽엔 아폴로를, 오른쪽은 아테네를 조상하였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54명의 철학자는 라파엘로 자신이 누가 누군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유명한 대학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누군지 알 수 없다. 여하튼 라파엘로는 그림 속의 인물들의 모델로 당대 예술가들의 얼굴을 그렸었다 한다. 그림의 핵심 인물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등 플라톤에게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얼굴을, 계단 아래서 턱을 괴고 혼자 앉아 있는 헤라클레이토스 얼굴에는 미켈란젤로의 얼굴을 그려 넣음으로써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고 한다. 또 그림의 오른쪽 구석에는 라파엘로 자신의 얼굴을 남기기도 했다. 이 그림의 중앙에 서 있는 두 사람 중 플라톤은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고 있어 두 철학자의 학문적 철학적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이라는 해석도 따른다.
 김 대표는 프레스코(채 건조되지 않은 덜마른 벽면에 수용성 그림물감으로 그린)로 그린 원화를 리모델링 건물 4층 천정에 재현하기로 결정하고 5×9m 크기의 캔버스 천에 유회구로 그린다. 그리고 이를 5×1m 크기의 9개의 크기로 분할하여 운반해온다. 그림은 서울의 이순호 화백에게 의뢰했다. 운반해 온 그림을 세 토막씩 이어붙여 3개의 그림 토막을 천정에 두 개의 대들보 사이에 붙였다. 그리고 각 토막 연결부위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다시 유회구로 보완작업까지 한다.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재현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김 대표가 내오는 `아테네학당' 시그니처 메뉴 커피와 빵 세트가 이채롭다. 6·25 피란 예술인들을 추억하며 만든 우유와 크림이 반반씩 섞인 커피 `밀다원'엔 각설탕이 딸려 나오고, 마치 책을 펼친 듯 구운 짙은 초콜릿빵 `보수동책빵'엔 초콜릿과 견과류, 과일 절임으로 글씨와 그림이 인쇄된 것처럼 보여 먹음직스럽다. "리모델링하고 카페 열어 돈도 벌어야겠지만, 돈 만능시대 흐름 속에서도 저의 이런 조그마한 노력들이 기폭제가 되어 책방골목이 살아남게 되는, 아니 새롭게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고 이야기하는 김 대표의 뜨거운 시선에 박수를 보낸다.
문의:부산民문화원 25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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