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운
열두 달 중 한 달쯤은
그냥 울자
아무 것도 생각 말고 그냥 울자
울다가 울다가 시들해지면 까짓것
남은 구름떼 데리고 떠나가자
가는 여름 데리고 떠나가자
이 비 그치고 나면 그 다음 일로
우선 하늘 푸를 일만 생각하자
그대 입가에 머무는
푸르른 미소만 우선 생각하자
1947년 대전 출생. 서울대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달빛 한 쌈에 전어 한 쌈〉 외. 최계락문학상 수상. 잉여촌 동인.
지긋지긋한 장마철이 되면 햇빛의 그리움이 간절하다. 일 년 중 꼭 버릇처럼 찾아오는 그 장마. 우리의 삶에 얼룩져 서민의 타는 가슴에 장마가 어서 떠나기만을 고대한다. 먹고 사는 일이 하루살이와 같기에 비처럼 울고 싶은 사람들의 심정을 어찌 알겠는가. 장마가 그치면 이제 걱정없는 나날이 푸른 날이니 이 무더운 여름과 손잡고 가버리면 어떨까 싶다.
류명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