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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자락 - 흔들린다
  • 442 호
  • 조회수 : 443
  • 작성자 : 나이스중구

함민복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 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 익선이형이 아슬아슬하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약력〉 1962년 충북 청주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88년 『세계의문학』에 시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 『우울氏의 一日』,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등이 있다.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그리고 애지문학상 등 수상.  우리 안과 밖의 아슬아슬함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삶을 버티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버틴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이며 현실이다. 끝없이 출렁이는 운동성, 우리는 그것을 생명이라 불러왔고 존재라고 믿어왔다. 햇살이 흔들리고 그늘이 흔들린다. 아니, 햇살도 견디고 있고 그늘도 견디고 있다. 신(神)도 흔들리고 풀벌레도 흔들린다. 순수도 흔들리고 비순수도 흔들린다. 그것이 우리가 서 있는 자리인 것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생을 `고(苦)'라고 말했던가. 공자가 가르친 생이지지(生而知之)는 기실 곤이지지(困而知之)와 동시적인 것은 아닐까. 살아있는 모든 슬픔들이여, 절망들이여, 희망들이여. 그러나 부지런히 걸어가자. 흔들리면서 꿋꿋하고, 버팀 가운데서 흔들리자. 그래서 우리는 위대한 중심을 갖는다. 그 아슬아슬한 서로를 바라보면서 사랑을 피워낸다. 그렇게 존재는 생명의 결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여 고단하고 사소한 일상, 숨쉬는 일조차 언제나 최선이었고 숭고였으니, 우리는 그것을 아름다움이라 부른다. 다시 흔들리고 다시 버티는 당신, 힘, 힘을 내라. 김수우/시인, 백년어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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