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출산·육아환경 열악
육아 병행할 여건 갖춰줘야
한국의 육아현실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추세다.
미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과 비교할 때 한국의 출산과 육아환경이 가장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 쉬운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한 비율이 한국은 고작 19%였다. 스웨덴이 98%의 찬성을 보인 데 반해 한국은 반대가 50%를 넘었다.
출산과 육아 당사자인 한국남녀의 현실인식이 이렇다면 저출산은 해소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의 출산과 육아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한국의 남녀들이, 느끼는 육아와 출산 환경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심각할 정도로 격차가 난다는 것이다. 육아의 역할 분담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럽 선진국 중 출산율 유지에 성공한 나라로 스웨덴과 프랑스를 꼽는다. 프랑스는 `국가가 돈으로 아이를 산다'는 말이 나올 만큼 아이를 낳는 부모에게 온갖 수당을 주는 나라다.
스웨덴은 여성이 가정에만 묶여 있지 않고 직장 일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부모 휴가법'이다. 엄마뿐 아니라 아이 아빠도 출산 휴가를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앞선 제도의 도입으로 스웨덴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세계 최고인 80%이다. 출산 및 육아 대책과 관련해, 선진국 가운데 우리와 출산율이 엇비슷한 스페인과 이탈리아(2000년 기준으로 각각 1.20명과 1.18명)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나라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회였다가 여성의 권리가 급속히 신장된 점, 청년 실업률이 아주 높은 점, 하지만 3살 미만 영아 보육률이 5%에 미달하는 점 등이 비슷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북유럽 나라들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여러 가지로 우리와 비슷한 두 나라 사례는, 여성의 일자리 확대와 육아비용 지원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여건을 갖춰주기 전에는 출산율도 높아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정부는 출산대책으로 2010년까지 19조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주로 보육 시설을 많이 늘리는 데 드는 돈이다. 하지만 좀 더 획기적인 출산율을 밀어 올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보다 나은 일본만 해도 출산 장려를 위한 지속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강구하고 있다. 최근엔 아동 수당과는 별도로 0∼3세 유아에게도 수당지급과 고교생과 대학생에 대한 장학금 확충방안도 내놨다.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직장에서 병행해 일할 수 있는 법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