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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마당 - 우리 모두 거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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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88
  • 작성자 : 나이스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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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영주동 노인회관에서 가훈을 써주었다.  80세 가까이 된 할머니 한 분이 와서 "가훈을 `거울'이라고 한글로 써주세요"라고 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할머니를 한번 쳐다보고는 가훈을 쓰면서 한참을 생각했다. 수많은 가훈들이 있는데 하필이면 왜 `거울'이라고 했을까?  거울은 물체의 형상을 비추어주는 물건이다. 거울의 뜻은 모범이나 경계가 될 만한 일. 그리고 지나간 일이나 남의 일의 잘, 잘못을 비추어 보고 스스로 모범으로 삼거나 경계하는 것을 이른다. 생각할수록 좋은 착안이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직장에서나, 자녀들 앞에서나 `거울'이 되고 귀감이 되어야 한다고 할머니는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여러 장 써서 옆 사람까지 나누어 드렸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내가 아름다운지 추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사실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거울을 믿고 거울에 나의 모든 것을 맡겨버린다. 거울은 자기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는다. 사물이 빛을 발할 경우 거울은 그 빛을 있는 그대로 반사시켜줄 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확인하고 보다 아름답게 꾸며나간다. 거울은 결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지시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의 모습을 되비추어 줄 뿐이다. 거울 속의 내가 아름다운지 아름답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거울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자기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그들이 자기의 모습을 발견하고 더욱 아름다워지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그들의 거울이 되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아름답다느니 추하다느니 하는 따위의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은 우리들 즉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기 특유의 방식으로 자기모습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거울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가? 아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만나 대화를 하면서도 들어주는 입장이기 보다 말하는 입장이며, 허용보다는 금지, 이해보다는 설득과 강요를 앞세운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공감하고 이해하며 서로의 거울이 되어 줄 때 진정한 만남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나의 말을 많이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신뢰한다. 왜냐하면 나를 이해하고 믿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거울처럼 빛을 발할 수는 없지만 빛을 되비추어주는 거울의 역할을 해봄이 좋지 않을까?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를 좋아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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