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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 럼 - 밥그릇에 체면 차리던 시절
  • 작성일 : 2006-12-09 10:14:00
  • 조회수 : 571
  • 작성자 : 나이스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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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느 가난한 선비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손님접대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미풍양속이 아니던가. 아내가 밥을 지으려고 쌀독을 들여다보니 쌀독은 바닥을 들어내고 있었다. 바닥을 싹싹 쓸어 밥을 지으니 겨우 두 그릇을 퍼 담을 수 있었다. 철없는 아이가 저도 밥을 달라고 칭얼대자 엄마는 손님이 밥을 남기면 먹으라고 아이를 달랜다. 아이는 아버지와 손님이 식사하는 상머리에 앉아 손님이 수저를 놓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부엌에 있던 엄마는 방안에서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 기겁을 하고 만다.  "엄마, 손님이 밥그릇에 물 부었다!"  주인장과 손님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래서일까, 어릴 적에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남의 집에서 밥을 먹을 때는 체면을 차려야 한다고 배워왔다.  체면이란 밥그릇을 다 비우지 않고 조금은 남겨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밥그릇을 다 비우는 아이는 본때 없는 아이, 즉 가정교육이 떨어지는 아이를 말하고 조금 남기는 아이는 본때 있고 가정교육이 잘된 아이로 어른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옛 어른들은 먹는 음식을 남겨 버리면 죄받는다고 늘 말해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밥을 남기는 본때 있는 아이들이 많아서인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음식을 남겨 버리는 통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온통 난리를 겪고 있다.  옛 어른들이 말하는 `먹는 음식을 남겨 버리면 죄 받는다'는 말이 하나도 틀린 것 같지가 않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침출수로 환경이 몸살을 앓고 있고 국민들의 막대한 혈세를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쏟아 붓고 있으니 말이다.  부산시의 1일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854톤에 달하고 있고 우리 중구에서는 2005년 한 해 동안 총 6,023톤이 발생하여 이를 처리하는 데에 2억3천8백만원의 비용을 지출하였다.  올해는 10월말 현재 5,699톤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여 그 처리비로 2억7천7백만원을 지출함으로써 연말까지는 두 달이 남았건만 작년도 연간 처리비용을 훌쩍 뛰어넘어 버렸다.  각 가정에서 음식물을 남기지 않도록 지혜를 짜고 음식점에서는 반찬을 고객이 먹을 만큼만 들어서 먹게 하고 남은 음식은 포장하여 가져가게 하는 등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더 큰 죄 값을 치러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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