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근대문화지도 3 - `미화당 음악실'
  • 작성일 : 2004-12-09 10:15:00
  • 조회수 : 193
  • 작성자 : 나이스중구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던 곳

2876_4-2.jpg
해방 전후부터 1980년대 말까지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미화당 백화점 4층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미화당음악실은 일반인도 즐겨 찾았지만, 음악은 좋아하지만 딱히 갈 곳이 마땅찮은 고등학교 상급생들이 슬며시 찾아와서 음악을 감상하던 곳이었다. 인근 남성여고와 부산여고 학생들이 하교길에 가방을 들고 출입할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때쯤이면 남학생들도 떼 지어 나타나 한편에 자리 잡아 눈을 지그시 감고 대단한 마니아가 된 듯 폼을 재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학교 브라스밴드 단원들이거나 합창단 또는 교회합창단들에서 음악을 가까이 하면서 고전음악 애호팀으로 분류되던 멋쟁이 남학생들이었고, 여학생들도 학교합창단들이 많아, 만나면 수줍게 음악이야기들로 꽃을 피우고 청춘을 노래했었다. 그래도 속주머니 사정이 좋은 여학생들이 근처 부산뉴욕제과점에서 빵을 사와서 나누어 먹으며 귀가시간 늦는 줄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해동고등학교 브라스밴드 트럼펫 연주멤버였던 최봉학씨는 그 시절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우연한 기회에 육군 군악대에 입대를 하고 고참 지휘자가 병으로 공석이어서 지휘를 맡게 되었단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광복로 행사에 육군군악대가 초빙되어 악대 지휘자로서 멋진 폼을 자랑하여 광복동 음악실에 모였던 음악학도 지원생들의 꿈을 부풀게 하고 여학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였단다.  음악실에서 용두산 공원에 이르는 구름다리는 젊은이들의 낭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구름다리 난간에서`라트라비아타'를 멋지게 부르는 친구를 부러워하기도 하였다. 당시 미화당 음악실에서는 매주 KBS노래자랑이 열렸는데 부산음악인 최익봉씨가 아코디언을 멋지게 연주하여 반주를 맡았다.  가수 남상규도 미화당 노래자랑에서 데뷔하였다. 군인시절 노래자랑에 입상하여 9번 연속 입상하는 행운을 얻었으나, 그만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하여 가수 지망생의 꿈이 좌절되는 듯 하였으나 꾸준히 음악을 공부하여 결국 꿈을 이루고야 만다.  근처에 근무처가 있는 정용해씨가 일찍 출근하여 음악실에 들리면 칠판 앞에서 판서를 해가며 음악해설을 하였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칠판지우개를 집어던지면서 음악 들을 자격들이 없다고 내쫓았다는 일화가 먼 나라 얘기같이 전해온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