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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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학의 큰 어른, 김정한 그리고 이주홍
주경업의 중구이야기 54 광포동7080 12 문학
〈사하촌〉 〈모래톱이야기〉 소설가 김정한
『신소년』 편집장 이주홍 서민 삶 조명
요산·향파·최계락문학상 `신인 발굴'
우리는 부산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요산 김정한(樂山 金廷漢, 1908∼1996)을 첫손으로 꼽는데 서슴지 않는다. 부산에서 태어나 활동하다가 이 땅에 묻힌 한국현대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소설가 김정한. 1936년 정통 사실주의 기법으로 쓴 농민소설 〈사하촌〉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이듬해에 발표한 〈모래톱이야기〉는 일제 암울기 조마이섬(일웅도)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소년 `건우'의 시선으로 담담히 그려내면서 일제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우리 조마이섬 사람들은 지 땅이 없는 사람들이지요. 와 처음부터 없기싸 없겠소마는 죄다 뺐기고 말았지요." 특히 소설 속의 대화에서 이젠 잊혀져 버리기도 한 원형 그대로의 `부산말'에 우리는 쾌재를 부른다.
동래구 금강공원에는 부산을 사랑했던 문인들의 시비가 서 있다. 케이블카 정류소 못 미쳐 최계락 시비와 이주홍, 이영도의 시비이다. 향파 이주홍(向破 李周洪, 1906∼1987)은 경남 합천 산동네에서 태어나 막노동으로 전전하면서도 독학으로 문학의 꿈을 이루어 1928년 『신소년』지에 동화가 당선된 것을 계기로, 『신소년』 편집장이 되어 원고쓰기부터 표지, 삽화에 이르기까지 혼자서 다역을 맡는 기획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초기에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을 펼쳤으나, 1947년 부산에 정착하면서 사회주의 문학단체와 손 끊고 연극운동에 몰입한다. 그는 소설 작품 속에서 지게꾼, 떠돌이, 서커스단원, 음식점 대부, 반퉁이 장수, 거지 등 서민들의 소외된 삶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의 일상사를 리얼하게 묘사하며 타락한 현실세계를 그려내었다.
진주태생 시인 최계락(崔啓洛, 1930∼1970)이 부산에 정착한 것은 1956년 11월 국제신문사에 입사하면서다. 일 년에 4번이나 전셋집을 옮겨 다니는 가난한 살림에서도 자녀들의 등록금마저 동료문인이나 후배들에게 주어버리거나 군대 간 후배작가의 원고료를 꼬박꼬박 챙겨주는 참으로 남의 아픔을 보지 못하는 여린 성품의 소유자였다. 1967년 청마가 교통사고로 타계하고, 시조시인 이영도 사이의 연서를 묶어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를 펴낼 때 편지를 정리하고 편집하는 일도 맡았다.
38살 때 남성여고 국어교사로 발탁되어 부산과 인연 맺은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는 통영여고 재직시절의 인연으로 청마 유치환과의 문학 세계를 교류하면서 20여 년 주고받은 편지만도 5천통이 넘을 정도였다는데, 청마 사후 서울로 옮겨간다. 한편 청마 유치환(靑馬 柳致還, 1908∼1967)은 제1회 부산문인협회장에 추천되고 이어 1967년 남여상 교장 재임 시 부산예총지부장에 피선되었다. 그 며칠 후인 2월 13일 밤 광복동 입구 에덴다방에서 문인협과 예총관계자들과 만나 축하 술을 들고 커피 한잔 후 헤어져 수정동 집에 가기 위해 수정동 중앙로를 무단횡단 하다가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그는 40년 가까운 시작 활동을 통해 전 14권에 달하는 시집과 수상록을 발간한다. 이외에도 부산 문단에는 기라성 같은 문인들이 등단했다 혜성과 같이 사라졌다.
김민부(1956), 정공채·김규태·허만하·구자운·조순(1957), 임수생·구연식(1959), 박응서(1960), 이상개·김인환·김석규(1965), 유병근(1970), 윤진상(1971), 임명수(1973), 차한수·하현식·원광·최해군·정진채(1976), 윤정규(1977), 정종수(1978), 천금성(1979), 강영환·조갑상·남송우(1980), 성병오(1982) 등이 시와 소설을 발표하고 그들의 시집과 소설들이 출간되었다.(괄호내의 연도는 등단한 해이다)
그리고 요산문학상(1984), 향파문학상(1981), 최계락문학상(2001) 등이 제정되어 신인을 발굴하여 부산 문화창조의식을 확대해 나갔다. 부산문화인협회가 만들어지고 〈부산문화〉(후에 동녘)가 발간되었다.
문의 ▶부산민학회 25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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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자락
산동네 가는 길
유병근
어깨 기우뚱한 팻말을 지나 지붕과 지붕 맞닿은 골목을 지나 한낮에도 어둠이 짙은 뒤란을 지나 삐걱거리는 삽짝을 지나 어쩌면 어깨를 터는 돌담을 지나 무청 시래기 시들한 바람을 지나 바람 속에 서 있는 바지랑대를 지나 바스락바스락 부딪치는 자갈돌을 지나 호롱불 같은 이름의 초승달을 지나 초승달에 기우는 귀뚜라미를 지나 밤톨이 툭 떨어지는 언덕을 지나 달 뜨는 쪽인지 달 지는 쪽인지 어둡게 흔들리는 무릎을 지나
경남 통영 생. 1954년 `신작품' 시동인, 197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연안집', `엔지세상', `어깨에 쌓인 무게는 털지 않는다' 등. 최계락문학상, 부산시문화상, 부산시인협회상 등 수상.
산동네는 서민들의 삶이 집약되고 응축되어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고향을 등진 타지의 이주민이나 어쩌다보니 실패한 인생들이, 모든 것 내려놓고 힘들게 다시 시작하는 공간. 그래서 모든 것이 성에 차지는 않지만, 이러구러 살다보니 태생의 고향 품에 앉긴 듯 마음 편하고 안온한 곳이 산동네이다.
때문에 산동네 가는 길은 조금 힘들고, 조금 불편하고, 조금 부족한 그들의 삶과 닮았다. 마을 어귀 동네를 가리키는 팻말도 기우뚱하고 삐걱거리는 삽짝과 어둠이 짙은 뒤란, 무청 시래기 같은 시들한 바람 맞으며 바스락바스락 부딪치는 자갈길을 지나는 길이다,
그 길로 가다보면 호롱불 같은 초승달이 뜨고, 귀뚜라미와 밤톨 떨어지는 언덕배기를 지나 우리네 산동네집이 나온다. 무릎을 베든 무릎 밑에 앉건 편안하게 몸을 뉘일 우리네 집이, 불빛 깜빡이며 맞이하는 것이다. 최원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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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추천도서
개와 하모니카
기댈 곳 없는 삶의 쓸쓸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지는 각기 다른 여섯 편의 이야기. 제38회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작인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소설집이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소담출판/12,800원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여행자'로, 꾸준히 사진을 찍고 글을 써온 변종모 작가가 일곱 번째 낸 에세이. 그동안 출간했던 책에서보다 `나'와 `여행'에 큰 의미를 부여한 점이 두드러진다.
변종모 지음/자음과모음/16,500원 자료제공:남포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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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돌 기념파티 함께해요
문화공간 산책-부산영화체험박물관
방학숙제 패키지, 체험 다채
트릭아이뮤지엄 재미 더해
부산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뭐가 있을까?
아무래도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 중구의 자랑인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을 찾아가 보았다. 지난해 7월 4일 개관한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벌써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첫 돌 파티'로 관람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영화를 테마로 한 국내 최초 체험형 복합 전시 시설인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영화도시 부산의 과거와 현재 등 영화의 역사를 보여준다. 또 영화의 장르, 제작방법, 원리 등의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한편의 영화탐험스토리로 만날 수 있다.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 등 평일 400∼500명, 주말 입장객이 1000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아시아 6개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트릭아이뮤지엄이 입점해 부산의 대표 체험시설로 거듭났다. 증강현실(AR) 기술의 미술작품과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상현실(VR) 체험존이 재미를 더한다.
첫돌 파티는 7월 3일∼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겨울의 나에게' 행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행복한 여름의 추억을 담은 엽서나 추억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줄 느린편지를 보내는 이색 행사다.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한 해설과 증강현실 워크북, 다양한 창의활동으로 구성된 방학숙제 패키지, 체험 후 찍은 가족사진 이벤트 `우리 가족 추억을 부탁해' 등 체험프로그램을 무료 혹은 1000∼5000원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하루 2번 해설사와 함께 하는 부산영화체험박물관 투어도 진행한다.
행사를 준비한 신경미 실장은 "그동안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전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박물관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이 행복한 여름으로 기억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무더운 여름, 좋은 추억을 쌓고 행복하고 시원한 여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온 몸으로 영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8월 말까지 진행되는 첫 돌 파티에 가족이 함께 영화여행을 떠나자!
o개관:화∼일요일 10:00∼18:00(입장 마감 17:00)
o교통: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5번 출구
버스 15, 86, 126, 186번 백산기념관 하차
o문의:부산영화체험박물관 715-4200∼1
문정수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