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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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에 부산의 길조 용 캐릭터를 디자인하자
주경업의 중구이야기 (69)
용두산의 용 이야기(하)
뱀·잉어·이무기 변해 용이 됐다고도
우리나라 호국호법의 상징 `수호신'
경복궁 경회루는 조선시대 왕과 신하가 바쁜 국사를 의논하다가 잠시 머리를 쉬고 휴식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보다 유연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연지의 물은 못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하수이며, 향원지에서 흘러드는 일부 지표수는 조각해둔 용두(龍頭) 입을 통해서 폭포로 연지에 떨어지게 했다. 연지에는 네모난 두 개의 섬이 있고 동쪽 끝에 설치한 돌로 된 3개의 다리를 통해 누각을 드나들게 했다. 돌다리에는 연잎을 새긴 작은 돌기둥에 난간석을 얹었는데, 이 다리 기둥에 역사의 상징동물들을 새겼다. 그리고 경회루 기둥에는 용을 새겨 넣었다. 1866∼1887년 경회루를 중건하면서 경회루의 화재를 막기 위해, 동(銅)으로 두 마리의 용을 만들어 연못 속에 넣어뒀다. 1997년 11월 경회루 연못 정비작업을 하던 중 두 용 중 하나가 발견됐다(하나는 분실된 듯). 문화재청은 정비작업을 마친 후 없어진 용 하나를 다시 제작해 화재막이 용으로 연못 속에 넣었다.
용은 스스로 탄생하지 않는다. 뱀이 변해서 용이 됐다고도 하고 잉어가 변해서 또는 이무기가 변해서 용이 됐다고도 한다. 용의 능력은 천변만화해 자유자재로 숨거나 나타나며, 작아지거나 커질 수도 있고,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도 있다. 구름 속에서 학을 연모하면 곧 봉황을 낳으며 육지에서 암말과 짝을 지으면 기린을 낳는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그 변화무궁함은 진실로 오늘날 우리 인간이 멋대로 억측할 수 있는 경지를 초월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독특한 용의 상징으로, 호국호법의 상징이 되어 수호신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가 이러한 호법용의 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 용이 수호신의 위치를 굳히는 것은 진흥왕 이후 신라통일 기를 전후한 시기부터이다. 수호신(호교護敎, 호왕護王, 호국신護國神)으로서의 용의 이야기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에 86편이나 기록돼 있다.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은 죽어서도 호국대룡이 되어 지금도 지킨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만파식적, 수로부인, 망해사, 거타지(居陀知), 황룡사 등 〈삼국유사〉에서만도 상당한 자료가 있다.
용과 상대되는 동물은 범과 봉이다. 물에서 가장 힘센 용과 육지에서 가장 강한 범을 대비시켜, 강자의 싸움이나 막강한 권력, 용감성, 위엄 등을 상징한다. 입춘에 대문에 `용호(龍虎)'라고 크게 써 붙이면 용은 주인에게 오복을 불러들이고, 범은 수재, 화재, 풍재를 막아준다고 믿었다. 또한 용이 날고 봉이 춤추듯이 높은 사람이 다모였다는 뜻으로 용과 봉은 함께 높고 고귀한 사람을 의미한다.
용의 승천은 입신출세 곧 등용(登龍)이다. 속담에서도 "용을 타고 하늘을 날면 입신출세한다", "용을 타고 하늘을 날면 승진하고 벼슬에 오른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하게 된다는 속담처럼 지위가 최고로 높이 올라가도 퇴직하는 길밖에 없으므로 이때에는 몹시 서운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용은 훌륭한 사람에 비유되며 용이 올라간다는 것은 벼슬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가하면 제주도에서는 죽음은 흑룡, 권력은 청룡, 백성은 백룡에 비유해 "흑룡이 올라가면 사람이 많이 죽고, 청룡이 올라가면 머리 큰 사람이 살기 좋고, 백룡이 올라가면 농부가 살기 좋다"고 한다.
한국인이 꾸는 동물 꿈 가운데서 용꿈은 돼지꿈과 더불어 최고의 길조(吉兆)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용꿈은 돼지꿈과 함께 길몽의 쌍벽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 왕권의 상징이다. 따라서 그것은 권력을 나타낸다. 그래서 용꿈은 태몽 중의 으뜸이다. 장차 크게 이름을 떨칠 사내애를 낳게 될 꿈이 바로 용꿈인 것이다. 용은 일찍이 풍수설에서도 매우 중요시 했다. 풍수설에는 토지의 기복(起伏)인 산을 용 또는 용날이라 한다. 그것은 기복의 변화가 무궁한 산이 마치 음양의 조화를 마음대로 하는 용의 조화와 서로 통한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인 것 같다. 그래서 풍수에서 모든 산의 종산(宗山)을 태조산(太祖山)이라 하는데, 곤륜산은 중국의 태조산이고 백두산은 우리나라의 태조산이다. 태조산에서 뻗어 나온 큰 산맥을 간룡(幹龍)이라 하고 주산맥에 분류하는 지맥을 지룡(地龍)이라 했다. 중구사람 아니 부산사람의 미래의 꿈동산 용두산은 우리에게 또 다른 축복이다. 예부터 민속에서 그려왔던 용의 모습을 용두산에 재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많은 얘기들 중 취사선택하고 오늘에 걸맞은 디자인을 입혀, 용두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생각거리(이야기거리)를 함께 주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문의:부산민학회 25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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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자락
어떤 꽃꽂이
정의태
울타리 밖으로 삐쳐나간 동백꽃
여덟 송이 꺾어
거실에 들이신 어머니
봉오리 아홉도 따라 왔습니다
여덟 십년은 이미 피었고
아홉은 지금과
나중의 것이라 하시니
온 집안이 선운사 뒤뜰입니다
1952∼2018. 부산 출생. 1992년 `한글문학'으로 등단. 시집 `내가 이 세상에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세상의 땀구멍', 유고시집 `뒤로 걷는 저녁' 등. `얼토시' `시울림시낭송회' 동인. 부산작가회의 부회장 역임.
울타리 밖 동백꽃 여덟 송이. 이 꽃 꺾어 집에 들이신 어머니까지, `봉오리 아홉' 동백꽃이 화사하다. 어머니 세월 또한 `여덟 십년'은 이미 피었고, 나머지 `아홉 십년' 꽃봉오리가 한창 피고 있음이다. 이 꽃 저 꽃 동백꽃으로 둘러싸이니, 온 집안이 동백꽃 방창(方暢)한 `선운사 뒤뜰'만 같았겠다.
동백꽃도 꽃이려니와 한때 `아홉 봉오리'의 어머니 단아하게 생존해 계셨기에, 시인에게는 더욱더 기껍고 고마운 나날이었으리니…
최원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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