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구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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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도심 문화 되살리는 `또따또가' 2010년 3월 이후 원도심 20개 공간에 둥지를 튼 작가들의 문화창작공간을 매월 한 곳씩 살펴보았다. 젊은 작가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원도심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을 지켜본 셈이다. 문화, 예술, 영화, 연극, 수공예, 사진, 미술, 음악, 무용, 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었다. 개인전을 열거나 책을 출판하거나 전시회를 여는 등 자신들의 꿈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따또가는 문화적 다양성을 뜻하는 프랑스어 `똘'레랑스(tolerance)와 `따'로 활동하지만 `또' 같이 활동한다는 의미를 담은 한글에 거리를 나타내는 한자 `가(街)'를 합성한 말이다. 예술가의 전문적 문화가치와 시민의 보편적 문화가치가 소통하고 융합하는 열린 공간인 또따또가. 또따또가는 40계단 주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빈 사무실 20곳 2509㎡를 빌려 45곳의 개별 작업실을 꾸몄다. 개인예술가 48명과 22개 예술단체 321명, 운영인원 등 총 3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미술창작 공간 4곳 21실, 문학 집필실 1곳 6실, 독립영화갤러리 디렉터리 존, 소극장, 인문학센터, 수공예창작 공간, 전통예술아티스트센터, 청년인디창작공간, 또따또가 갤러리, 음악인들의 열린 공간 코랄센터, 무대예술트레이닝센터, 문화여행정보센터, 문화편집센터, 운영지원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음악, 문학, 연극, 미술 등 장르별 작가들은 창작 활동을 하고 시민들은 작가들이 마련한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각종 공연에 각각 참여해 소통과 나눔의 장을 마련한다. 정기적으로 국제교류전시회, 기획전시회, 스토리텔링 북 발간, 포럼 개최, 홈페이지 운영 등 공동사업도 펼친다. 또따또가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사업을 살펴본다. `착한 그물' 사업 `착한 그물' 사업은 예술가들이 가정을 방문하여 공연을 펼치는 사업이다. 부산시와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는 2010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착한 그물' 사업을 시작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바깥출입이 어려워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문화바우처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찾아가는 문화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착한 그물 사업을 통해 집에서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후미진 `인쇄1길' 콘서트 후미진 `인쇄1길' 콘서트는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 사업으로 사업비 마련을 위해 연 콘서트이다. 크로스오버국악밴드 `아비오', 여성합창단 `미즈챔버콰이어', 전통예술단체 `풍류전통예술원' 등 또따또가에 입주한 공연단체들이 `문화 기부'로 동참했고, 인쇄1길의 실용음악학원에서도 `40계단 경음악단'이 참여했다. 길이 50m 남짓한 인쇄1길의 주민들이 "점포 셔터에 그림을 그려 줄 수 없겠느냐?"는 주문을 주민들이 했고, `경민이의 사과나무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술과 밥이 어울린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자투리 공간에 화분을 걸고 화초를 심는 골목 가꾸기와 셔터에 그림을 그려 후미진 골목을 주목받는 골목으로 바꾸었다. 이 콘서트는 지역 작가와 주민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낸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한 작지만 의미 있는 문화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따또가 예술문화축전 또따또가 예술문화축전은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려 중앙동 40계단과 원도심 창작 입주공간, 중구 거리 곳곳에서 펼쳐졌다. 또따또가 갤러리에서 입주작가의 정기전시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작품을 선보였다. 개막식에는 풍물패의 길놀이와 국악 공연 등이 이어졌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연도 있었다. 인문학센터인 백년어서원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강연을 선보였다. 영산마루 퓨전타악, 미즈챔버콰이어 등의 무대공연도 펼쳐졌다. 부산·후쿠오카 문화교류 `부산·후쿠오카 지속적 문화교류를 위한 워크숍'을 통한 부산·후쿠오카 문화교류를 펼쳤다. 또한 2011년에는 후쿠오카 교류로 `왔다갔다 페스티벌'을 선보여 미술작가 등이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하여 작품을 전시하는 등 국제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주꾸미 골목서 문화행사 원도심 창작공간인 `또따또가'는 지난 12월 19일부터 23일까지 중앙동 주꾸미 구이 골목에서 `골목과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선보였다. 또따또가 입주 작가들은 `그 골목 풍경'이라는 부제로 벽화를 그리고, 주꾸미 캐릭터를 만들어 스티커로 제작해 주꾸미 골목 벽에 붙여 전시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중구 송년음악회 `갈채' 음악으로 구민과 하나된 시간 `2011 중구 송년음악회'가 12월 9일 오후 7시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몰 10층 문화홀에서 열려 주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음악회는 조화로운 진행과 음악으로 참석한 구민이 한마음이 되어 즐긴 시간이었다. 웅장한 부산 메트로폴리탄 팝스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시작으로 어머니 합창단인 중구 참솔 합창단원들이 합창을 불렀다. 이어 소프라노 이혜영 씨의 독창과 남성초등학교 학생들이 클라리넷 앙상블 연주를 선보였다. 드미트리 로카렌코프 씨의 멋진 트럼펫 연주가 울려퍼졌고, 중구 아라 어린이 합창단이 귀여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들려주었다. 전자현악3중주 `쉬즈'의 역동적인 무대는 관객을 사로잡았다. 팝스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음악회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모두가 `사랑으로'를 함께 불렀다. 탄탄한 구성과 좋은 출연진으로 인해 이번 음악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송유근 관광문화과장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음악회를 통해 구민화합을 도모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하여 문화관광도시 중구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전했다.
- 마음의 자락 - 따뜻한 얼음 박남준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약력:영광 법성포 출생. 1984년 〈시인〉으로 작품활동 시작. 현재 하동군 악양에 살며 창작활동 중.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적막』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산문집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 『꽃이 진다 꽃이 핀다』 『박남준 산방일기』 등. 천상병문학상 수상 지구가 아름다운 것은 온몸으로 삶을 견뎌내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난하다. 예수는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 하였고, 부자가 천국 가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였다. 부처님도 무상과 무소유를 가르쳤다. 그러나 현대는 결국 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렸고, 모든 가치는 돈이 잣대가 되었다. 존재가치보다도 교환가치로 혼잡한 현실 가운데서도 거룩한 바보들이 지키는 존엄한 가난이 있다. 그들은 한겨울 속에서 자기 몸으로 버들치며 송사리를 키운다. 그 얼음의 두께, 스스로 차디찬 알몸이 되어 이 땅의 외로움과 절망을 지키는 모퉁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고독이 품고 있는 따뜻한 것들이 이 지구를 아직도 푸른 별로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엄청난 음식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유행을 따라 백화점을 떠돌지 않고, 집값 땅값에 매달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몸으로 한 겹 한 겹 추위를 껴입는다. 자기안빈에 빠진 소시민들은 그것이 바보 같고 답답하다. 왜 저러고 살까, 곁눈질이다. 하지만 거기서 생명의 근원이 나고 있음을 누가 알랴. 그들은 보이지 않는 파장으로 진리를 지키고 있는 성벽인 것이다. 시인은 눈물지어본 사람들은 그것을 안다고 한다. 울어본 사람만이 스스로 얼음의 투명한 눈물 자위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봄을 기다린다. 이제 그 맑은 얼음의 눈물로 봄을 만드는 것이다. 겨울이란 그래서 빛나는 계절이다. 가장 따뜻한 계절이다. 시대가 아무리 추워도 말이다. 김수우:시인, 백년어서원 대표